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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xury Homeless들의 여름
매년 야영을 즐긴지도 벌써 십수 년...
항상 거의 같은 멤버들과 처음에는 주먹구구식 야영생활이었고... 막연히 텐트 치는 기분으로 야영을 시작하여
수많은 에피소드를 만들며 매년 장비와 생활이 업그레이드되어 왔습니다.
이 즈음에서 얼마나 업그레이드된 야영 생활인지를 한번 제대로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또 조그만 글을 써봅니다.
1. 사전 모의
사실 금년의 장기 야영계획은 거의 1년 전부터 날짜가 고정 되었습니다. 장소는 막판에 극적인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작년 미천골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이 너무 좋아서 당연히 그 쪽으로 가고자 하였고 날짜는 사람들이 무더기로 휴가를 시작하기 직전인 7월 22일부터 최소한 4박5일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사정이 생겨 그 근처 즉 지리산 주변의 자연 휴양림으로 장소를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떠나기 전...
최소한 4박5일 동안 야영을 하려니 얼마나 많은 준비가 되어야 하겠습니까? 거의 죽음입니다...
가. 1주일 전부터 생수 얼리기 - 여름철 야영생활에서 얼음의 필요성은 오래 있어본 사람만이 압니다.
최소 3일은 얼려야 완전한 얼음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나. 식단짜기 - 거의 매년 검증된 메뉴를 10년 치를 정리해서 갖고 있습니다. 다만... 너무 많이 먹게 되는
관계로..^^ 금년엔... 하루 두 끼를 원칙으로 식단을 준비했습니다... 함 보시겠습니까?
최대 6가족 17명 기준으로
맥주 3 박스, 얼음, 고구마6개, 감자6개, 킹스포드 브리켓 대형1봉지, 돼지불고기 1.5kg, 석쇠,
오꼬노미야끼, 샐러드 준비물, 김치찌개용 김치 ,키친타월, 쿠킹호일, 라면15개, 부탄가스 5개,
대나무 젓가락 비빔면 10개 소금, 후추, 커피믹스 50개, 생수 6개, 햇반 6개, 즉석국 3가지 스팸 2통
쌀 3kg (한눈에 반한 쌀, 씻어 나온 쌀) 식용유-중간크기 오징어채, 골뱅이, 감자칩 2봉, 오뚜기 딸기 쨈,
생닭2마리, 마늘, 황기, 삼겹살 수육용으로 4kg, 부추2단, 오징어3마리, 밀가루, 소시지 20개,
갈비살 2kg, 항정살, 닭근위, 닭다리 18개 내외, 양송이, 표고, 느타리, 쭈꾸미(초고추장), 장어 2줄,
계란 10개, 옥수수 10개 (마아가린), 고구마 5개, 바몬드카레, 소불고기감 300g, 양파1망, 상추,
풋고추, 오이, 삼겹다이렉(2.5kg, 야채, 쌈장, 갈치속젓), 빵(2봉지, 바게트) 와인!!! 멍개, 소주
흑돼지 삼겹 3kg, 퐁듀 1Kg, 옥수수
메뉴계획
목요일 저녁 6명 - 알아서 간단히
금요일 아점 10명 - 닭백숙(생닭2마리, 마늘, 황기)
금요일 점저 13명 - 인다이렉트 바비큐 (삼겹살) 수육용으로 4kg, 쌈 , 오꼬노미야끼
토요일 아점 13명 - 빵 과 부추전(부추2단, 오징어3마리, 밀가루)
토요일 점저 17명 - 메인바비큐~ ( 돼지갈비 4kg, 샐러드)
소시지 20개, 갈비살 2kg, 항정살, 닭근위, 닭다리 18개 내외,
양송이, 표고, 느타리, 쭈꾸미(초고추장), 장어 2줄, 계란 10개, 옥수수 10개 (마아가린)
고구마 5개
일요일 아점 17명 - 카레(바몬드카레, 소불고기감 300g, 양파1망, 양송이)
일요일 점저 17명 - 돼지불고기(돼지불고기1.5Kg, 상추, 풋고추, 오이)
삼겹다이렉(2.5kg, 야채, 쌈장, 갈치속젓)
월요일 아침 14명 - 부대김치찌게
월요일 점심 14명 - 라면 & 비빔면
월요일 저녁 14명 - 적당히
거짓말 안보태고 제가 장보는 데만... 3시간 이상 걸렸습니다...휴~
일정계획
목요일 선발대가 출발하여 좋은 야영지를 물색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선발대의 장소 물색이 문제가 되어 선발대와는 다음날인 금요일 아침에나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 후발대는 마무리 장을 본 후 출발하기로 되었는데 여러 사람이 나눠서 장보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라 혼자서 떠맡았더니... 예정된 출발시간보다 무려 2시간 이상 늦어졌습니다.
부랴부랴 근무를 중간에 땡땡이치며 마치고 출발하려던 친구 역시 그 수많은 야영장비 차에 싣는데
시간이 걸려 저녁때나 출발하더군요.
나머지 한 친구는 토요일 낮부터 합류하기로 하였습니다.
떠나기 전부터 전쟁을 치룬 셈입니다... 다 며칠 동안 야영의 즐거움을 위함입니다...
2. 덕유산 오토캠피장에 꽈리를 틀다
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캠핑사이트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선발대가 목요일 일찍 출발해서, 이리저이 답사한 후 최적의 장소를 잡았다고 한 곳이 지리산 자연휴양림 이었는데 이곳에서는 바비큐를 할 수가 없다는 것 아닙니까? 정말 철저히 통제하더군요. 우리의 캠핑의 꽃인 바비큐가 안 된다는 것은 거의 죽음 입니다. 밤늦은 시간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선발대는 어쩔 수 없이 그곳에서 1박을 하고 최종 목적지는 검증된 덕유산 오토캠핑장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의 특징은 관리가 철저하여 텐트 사이트가 남아있는 숫자만큼 차량을 통과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입구에서 다행히 충분히 사이트가 남아 있음을 확인하고 미리 요금을 지불하는데 승용차 1차량 당 1박에 9,000원 입장료는 별도로 어른 3,200원을 내었습니다.
서둘러 좋은 자리를 잡은 우리 가족은 앞으로 여러 날 지낼 텐트 사이트를 꾸몄습니다. 한마디로 럭셔리 그자체입니다.
360도 파노라마 사진을 줄여놓으니 좀 그렇네요..ㅋㅋ
하지만 타프 두 개(하나는 스크린 탠트), 텐트 4동이 숙련된 솜씨로 순식간에 만들어지고 가져온 짐들을 내려놓으니 주방용 타프에 가득 찼습니다..휴~!
주요 설치 장비
: 웨버스모키조 2개, 콜맨투버너, 콜맨투맨틀 랜턴, 코베아가스랜턴, 로고스 화로, 코맥스 물통 2개,
각종쿨러 7개, 그물 오거나이져 2개, 12V 밧데리 2개, 각종테이블 6개, 의자들 20개, 해먹2개, 야전침대
압력밥솥
사이트가 정리되니 바로 식사준비에 들어가야지요~
비교적 준비가 간단한 닭백숙을 점심으로 먹었습니다. 콜맨트윈버너와 압력솥은 연료절약 시간절약의
압권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닭죽으로 간단히 요기(?) 한 우리는 회심의 바비큐 준비에 들어가면서 정신없는 4박5일의 우리의 야영생활은 시작되었습니다. 지금부터는 매일 거의 반복되는 야영생활을 시간대 별로 적기보다 주제별로 한번 모아 보겠습니다.
3. 바비큐~ 바비큐~ 바비큐~
이제 완전히 야영의 주목적이 되어 버린 바비큐 갈수록 새로움이 더해지는 이 요리를 위하여 우리의 웨버 스모키죠 두 개가 준비 되었습니다.
차콜 브리켓(숯불)에 불을 붙이는 방법도 지난 10년간 개선에 개선을 거듭하여 최종판에 도달했습니다.
최종판이란 바로 이 연통입니다. (시중에 파는 침니 스타터의 원리를 응용한 방법)
밑에 미군고체연료를 놓고 그 위에 조개탄과 비슷한 브리켓을 놓고 연통을 세우고 그 안에 브리켓을 채운 후 밑에서 불을 붙히는 겁니다. 연통으로 인한 기압차로 신기하게 불이 잘 붙습니다.
이제 정말로 간단히 불을 붙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간 연기를 마셔가며 참 고생 많이 했지요)
10여 년 동안 우리는 이 조그만 스모키죠라는 바비큐 장비를 불에 직접 고기를 얹는 직화구이의 용도로
사용해 왔는데 이번에 새로이 진정한 의미의 바비큐는 간접구이임을 새삼 알 게 되었습니다. 간접구이란 것에 대해 정보를 입수한 우리는 작지만 우리의 장비로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고기에 밑간(Rub)을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소금, 후추는 기본에 타임, 오레가노, 정양등등 수많은 향신료 쓰입니다. 그리고 각종 칼, 가위, 용접용 장갑, 집계 등등.. 이를 위해 공구함을 양념 및 도구 박스로 하나 장만 했습니다.
사진은 둘째날 먹은 백립(돼지갈비) 에 향신료로 밑간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다리 옆에 놓인 공구박스가 양념통입니다..헐~
간접구이방법은 웨버의 양 옆에 브리켓을 넣고 가운데는 알루미늄 도시락에 물을 넣어서 뚜껑을 덮고 오래 익히는 Slow Food의 대표격입니다. 높은 온도가 아니라 서서히 익으면서 고기의 풍부한 맛이 그대로 살아있게 됩니다. 이때 진정한 바비큐를 위해 참나무 톱밥을 물에젹셔 브리켓 위에 놓음으로서 연기에 의해 훈연되게 하는 것이 키포인트 입니다.
1시간 가량 익힙니다. 원래는 더 오래 익히도록 불을 조절해야 하는데 우리의 웨버가 작아서 그럴 수 없었습니다. 곧 본격적인 간접구이용 큰 웨버를 구입할 예정입니다.. 그나저나 옆에 참나무 톱밥과 조각 물에 불리는거 보이시죠!!
적당한 시간이 흐른 후 고기의 온도를 디지털 중심온도계로 잽니다.
소고기 65도 돼지고기 72도 닭고기 80도가 되면 다 익은 겁니다..^^
고기를 들어내고 난 모습을 보면 간접구이가 어떻게 되는 건지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고기의 안 좋은 지방은 다 밑으로 떨어지게 되는거죠.. 그래서 완성품이 나왔습니다.
한 덩어리가 삼겹살로 1kg 정도 됩니다. 이거 정말 맛있습니다.. 함양사시는 아는 형님이 준비해 주신 토종 흑돼지 까지 무려 7kg이나 구워 우리 전 가족이 그날 점심 겸 저녁으로 먹고 다음날 아침에 샌드위치로 먹어도 맛있었답니다.
최종 후발대까지 도착한 메인 바비큐날인 토요일엔 그 동안 맛있게 먹었던 수없이 많은 메뉴가 나왔는데...
그 중 백미는 위에서 본 백립(Back Rib) 이게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팔지 않는다고 합니다. 삼겹살 만들어 파느라 그렇다 네요 왜 외국계 훼밀리 레스토랑 가면 죽~ 달린 돼지갈비 바비큐 쏘스에 나오지 않습니까? 그거보다 정말 더 맛있었습니다.
향신료로 밑간을 한 후에 간접구이로 굽고 소금, 후추 간을 더해서 먹어도 좋고 바비큐 쏘스를 붓으로 발라서 한번 더 익혀서 먹어도 좋고 하여간 그 많은 백립이 기냥 없어졌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주로 직화구이로 즐긴 갈비살도 간접구이로 구웠더니 정말 맛있었고 이 역시 오래 훈연을 했더니 바로 햄이 되더군요...
아~ 햄은 이렇게 만드는 거구나~했습니다.. 아울러 닭다리 간접구이, 직화구이로 여러 가지 버섯(송이, 표고, 느타리), 백합조개구이, 쭈꾸미구이 등을 낮부터 밤까지(12시간) 계속 먹으며 첫날 가져간 그 많은 술을 거의 동 냈습니다.
그 다음날은 그 동안 우리가 쌓은 노하우... 바로 직화로 구운 고추장 삼겹살구이가 있었습니다. 석쇠 두 판을 준비해 하나는 굽고, 하나는 가지런히 겹치지 않도록 고기를 잘 배치하는 것 입니다. 직화로 굽는데 하나도 타지 않습니다. 석쇠를 이용한 테크닉은 우리가 봐도 징그럽습니다..ㅋㅋ
양념 장어구이 역시 간접구이로 구웠더니 맛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마지막 날 저녁엔 두툼한 삼겹살구이 이 역시 직화와 간접구이를 병행하여 새로운 맛을 창조 했습니다..ㅋㅋ
하여간 4박5일 동안 밤엔 계속 불만 피운 셈입니다. (평균 오후 4시면 불을 피웁니다.) 먹은 고기의 양도
엄청납니다.
바비큐가 있기에 야영생활은 더 즐겁습니다.
4. 그 밖의 먹거리
이번 야영생활 중에 바비큐가 먹거리의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그밖에도 많은 먹거리가 있었는데..
첫날 고기가 익기 전(간접구이는 인내가 필요하더군요) 애피타이져로 멍개에 소주한잔... 전 이맛에 삽니다.
사진에 보이는 소주잔이 캠핑 용 18k 금잔입니다.. 럭셔리~
야영장에서 먹는 부침은 얼마나 맛있는지...(우린 절대로 집에서 많이 먹는 건 안 해 먹지요)
일본보 요리에 정통한 멥버의 오코노미야끼(일본식 빈대떡)과 아끼소바(볶음면) 또한 작품이었지요
넓은 스크린 텐트 안에서 저녁식사를 하니 밝은 조명 아래에서도(충전지로 형광등을 켜는데 주위 사람들이 여기는 전기도 들어오네 하던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날벌레들의 괴롭힘 없이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낮엔 시원한 냉면 육수에 물냉면 한 그릇씩 먹은 것도 정말 좋았고
코스트코에서 구입한 퐁듀 전용 치즈로 만든 퐁듀요리도 꼬리 꼬리한 치즈가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것이 있다면 바로 와인 품평회였습니다.
이XX 소믈리에가 추천한 한 회사의 레드와인 3가지를 마시고 각자 어느 품종이 좋은지를 구별하는 행사였습니다.
한자리에서 멜롯, 까르보네 쇼비뇽, 쉬라즈 이 세가지 품종의 맛의 차이를 비교해 본적이 거의 없었던 터라 다들 진지한 와인 테스팅 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와이프들 얼굴색이 와인색을 닮아 가더군요..ㅋㅋ
5. 아이들의 즐거움 & 어른들의 즐거움
아이들이 어리다면 야영생활을 꼭 한번 권하고 싶습니다. 야영생활 내내 아이들은 도시에서 접하지 못했던 수없이 많은 경험을 합니다. 공부의 중압감에서 벗어나 맘껏 뛰어 놀고 자연을 배우며 여럿이 생활하는 즐거움도 알 게 되는 것이지요. 어른 들이 텐트를 치고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계곡으로 간 아이들은 정말 재미있게 물장난을 하고 놀았습니다.
때때로 날이 더워지면 어른들도 함께 놀면서 더워할 사이가 없었죠.
그리고 첨단 소재(Cool Max)의 옷은 이렇게 계곡에서 놀다가 젖은 채로 조금 지나면 그대로 마릅니다..
그리고 땀내고 운동한 후엔 샤워하면서 비누질 몇 번 해주면 세탁도 되고..하여간 우리 남자들은
4박 5일 동안 위아래 한 벌로 살았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면으로 된 옷은 더위에 땀을 좀 흘린 후엔
금방 냄새가 나고 못 입을 상황이 되고.. 젓은 옷을 말려도 빨래를 해도 냄새가 나서 많은 옷을 준비해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놀이에 지친 아이들은 지천에 널리 잠자리 잡기에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좀 시간이 지나니 잡는데
만족 하는 게 아니라 잠자리 종류를 분류하고 특징을 구별하게 되고 그래서 희귀한 잠자리만 좆아
다니더군요..(산 교육 입니다)ㅋㅋ
이번엔 보너스로 3차례나 매미의 우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저도 실제로 보니 신기하던걸요~
완전히 빠져 나와 날개가 마를 때 까지 오랫동안 아이들은 관찰을 했습니다.
낮 동안 무주구천동 계곡 옆 등산로를 따라 올라 백련사 구경을 하러 가는 동안 주변에 보이는 나무와 자연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 주고 받는 건 당연한 건가요? ㅋㅋ
해먹에서 잠시 쉬는 모습도, 야전침대에서 쉬는 모습도, 독서하는 모습들도 모두 보기 좋았습니다.
아이들 놀이의 백미는 불장난이죠... 밤에 모닥불 피우기를 마음껏 하는 모습 (물론 어른들의 안전지도를 받으며) 승현이는 누가 봐도 화부의 딸입니다.
중간에 승현이의 생일이 있어서 케익을 사가지고와서 생일 파티까지 해주었습니다. 야영장에서 제대로 된 생일 파티를 한 것도 처음 이죠, 선물도 준비되고 리코더와 기타의 반주로 생일 축하 음악까지 연주하고...ㅋㅋ
폭죽도 아주 쪼금 터뜨리고 ~~
또 하나의 이벤트, 이번에 큰 애들만 모아 텐트와 기본적인 장비(2인용텐트...)를 주고 독립적인 캠핑을
시켜 주었습니다. 정말 즐거워하더군요.. 항상 부모들하고만 자다가 저희들만의 집이라고..
야영에서 어른들이야 편하게 쉬는 게 제일 좋지요! 6,900자리 해먹 멋지지요.
다리에 잠자리가 앉아도 기냥~ 앉으면 자는 XXX 그동안 많이 피곤했던 모양입니다.
우리들은 뭐 한가한 낮 시간에 잠잘 틈도 없이 편도 약 6킬로미터되는 백련사까지 올라갔습니다.
저는 첫날 산악 마라톤 한답시고 운동화도 준비하여 뛰어올라갔다가 뛰어서 내려왔습니다. 요즘 뛰는거에 미쳐서...^^
올라갈 때 약 1시간 내려올 때 약 30분... 그렇게 뛰고 다음날 또 뛰어서 올라가다가 한 1.5키로 남은 지점에서 퍼졌습니다..
평지를 달리는 것이 아니라 심장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ㅋㅋ
바위위에서 기냥 누워있었는데... 한 10분 후 추워서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우리 와이프는 연 3일을 왕복 3시간 걸리는 길을 다녀왔습니다.
이유인 즉 슨 그래야 맛있는 거 마음 놓고 먹지~!! 하여간 대단한 체력이 되었습니다.
월요일엔 좀 더 윗 계곡으로 올라가서 그늘에서 쉬었는데.. XX이가 사고를 칩니다... 어디서 긴 통나무를 하나 주워서 캠프화이어 용이라고 어깨에 들쳐 매고 내려가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이들과 다른 사람들은 부지런히 땔깜 나무를 좀 주워서 한 봉지 만들긴 했지만...
이거 관리사무소에서 뭐라고 하는거 아닐까? 원칙적으로 안 되는 일을 우리의 전진하는 청춘가자 XX이는 당당하게 어깨에 메고 내려왔습니다. 다른 비닐 봉투에도 장작을 주워넣었던 지라 XX이 뒤에서 관리사무소에서 잘 안 보이는 각도로 우리 셋은 걸었는데..
앞서가던 XX이 아니나 다를까... 관리소에 직원이 두 명이나 뛰어나와 XX이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다음은 XX가 들려준 그 때의 대화내용입니다.
직원 : " 아저씨 그게 뭡니까?"
XX : " 이거요? 나무 가지 인데요"
직원 : " 그런 거 가져가시면 안 됩니다."
XX : " 그럼 여기 두고 갈까요?"
직원 : " 여긴 안 되구 가시다가 적당한 곳에 놓고 가세요"
XX : " 예 알겠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우리는 무사히 통과했고.. 잔뜩 궁금해 하고 있는 우리에게 앞서가던 XX이는 V자를 손으로 나타내는게 아닌가...
XX이의 무대뽀정신 때문에 마지막 날의 우리 캠핑 사이트는 새벽까지 모닥불을 피울 수 있었습니다.
톱까지 가져온 XX이는 가운데를 자른 후 이대근 말투로 "마님~"을 연거푸 외쳐 와이프들을 자지러지게 했습니다.
그밖에도 아이들과 베드민턴도 치고, 밤새 어항을 놓고 물고기도 잡아서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또 살려주었습니다.. 아 아깝다 메기 매운탕~
6. 덕유산의 밤은 깊어
야영장의 밤은 다른 사람들에겐 반갑지 않지만 우리가 누굽니까.. 올빼미 족 아닙니까? 그곳의 밤하늘은 은하수가 밝게 보이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한가로이 쉬다가 먹다가 운동하다가 밤늦도록 불 피워 바비큐 먹고...
남들 다 할 일 없어서 자야 할 시간에 우리는 그제서야 노는게 시작이니... 헐~
첫날엔 헤드 렌턴 쓰고 악보 보아가며 연주회를 했었습니다..
둘째날 XX이가 오더니 낮 동안 리코더를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감미로운 음악으로만.. 빼짱이죠 한마디로...
밤이되어 난생처음 리코더와 2중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나뒹구는 소주병과 함께 관중들의 표정으로 봐서...그런데로 괜찮았던 모양입니다...
모닥불에 옥수수도 굽고 고구마도 굽고
밤늦도록 모닥불 주위에서 즐겁게 놀았습니다.
7..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시간 내년에 또 만나요
야영생활 내내 새벽 3시반경 취침 7시반 기상이었습니다.....^^
캠핑 중에 맥주도 떨어지고 쌀도 떨어지고 해서 보급부대가 한번 밖으로 다녀왔는데 와이프들만 꽃단장하고 무주리조트에서 분위기 잡았습니다...
혹시 작업 들어올까 해서...ㅎㅎㅎㅎㅎㅎㅎ
햇빛 좋을 때 와이프들과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었습니다.
역시 슬라이드 필름 카메라만 고집하는 사진작가의 솜씨는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디카 와는 다른 느낌이지요.
이런저런 에피소드와 함께 럭셔리 홈리스들의 총 5박6일간의 야영생활은 너무나도 빨리 지나갔습니다.
화요일 아침 분주하게 사이트를 정리하고 모두 모여 기념사진을 한 장 찍었습니다.
오는 길에 무주 읍내에 들렀고.. 거기서 맛있는 점심도 먹고 부지런히 서울에 올라오니 저녁시간 전이었습니다. 고속도로는 하나도 막히지 않고 5박6일의 홈리스 기간이 꿈만 같았습니다.
매년 야영을 즐긴지도 벌써 십수 년...
항상 거의 같은 멤버들과 처음에는 주먹구구식 야영생활이었고... 막연히 텐트 치는 기분으로 야영을 시작하여
수많은 에피소드를 만들며 매년 장비와 생활이 업그레이드되어 왔습니다.
이 즈음에서 얼마나 업그레이드된 야영 생활인지를 한번 제대로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또 조그만 글을 써봅니다.
1. 사전 모의
사실 금년의 장기 야영계획은 거의 1년 전부터 날짜가 고정 되었습니다. 장소는 막판에 극적인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작년 미천골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이 너무 좋아서 당연히 그 쪽으로 가고자 하였고 날짜는 사람들이 무더기로 휴가를 시작하기 직전인 7월 22일부터 최소한 4박5일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사정이 생겨 그 근처 즉 지리산 주변의 자연 휴양림으로 장소를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떠나기 전...
최소한 4박5일 동안 야영을 하려니 얼마나 많은 준비가 되어야 하겠습니까? 거의 죽음입니다...
가. 1주일 전부터 생수 얼리기 - 여름철 야영생활에서 얼음의 필요성은 오래 있어본 사람만이 압니다.
최소 3일은 얼려야 완전한 얼음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나. 식단짜기 - 거의 매년 검증된 메뉴를 10년 치를 정리해서 갖고 있습니다. 다만... 너무 많이 먹게 되는
관계로..^^ 금년엔... 하루 두 끼를 원칙으로 식단을 준비했습니다... 함 보시겠습니까?
최대 6가족 17명 기준으로
맥주 3 박스, 얼음, 고구마6개, 감자6개, 킹스포드 브리켓 대형1봉지, 돼지불고기 1.5kg, 석쇠,
오꼬노미야끼, 샐러드 준비물, 김치찌개용 김치 ,키친타월, 쿠킹호일, 라면15개, 부탄가스 5개,
대나무 젓가락 비빔면 10개 소금, 후추, 커피믹스 50개, 생수 6개, 햇반 6개, 즉석국 3가지 스팸 2통
쌀 3kg (한눈에 반한 쌀, 씻어 나온 쌀) 식용유-중간크기 오징어채, 골뱅이, 감자칩 2봉, 오뚜기 딸기 쨈,
생닭2마리, 마늘, 황기, 삼겹살 수육용으로 4kg, 부추2단, 오징어3마리, 밀가루, 소시지 20개,
갈비살 2kg, 항정살, 닭근위, 닭다리 18개 내외, 양송이, 표고, 느타리, 쭈꾸미(초고추장), 장어 2줄,
계란 10개, 옥수수 10개 (마아가린), 고구마 5개, 바몬드카레, 소불고기감 300g, 양파1망, 상추,
풋고추, 오이, 삼겹다이렉(2.5kg, 야채, 쌈장, 갈치속젓), 빵(2봉지, 바게트) 와인!!! 멍개, 소주
흑돼지 삼겹 3kg, 퐁듀 1Kg, 옥수수
메뉴계획
목요일 저녁 6명 - 알아서 간단히
금요일 아점 10명 - 닭백숙(생닭2마리, 마늘, 황기)
금요일 점저 13명 - 인다이렉트 바비큐 (삼겹살) 수육용으로 4kg, 쌈 , 오꼬노미야끼
토요일 아점 13명 - 빵 과 부추전(부추2단, 오징어3마리, 밀가루)
토요일 점저 17명 - 메인바비큐~ ( 돼지갈비 4kg, 샐러드)
소시지 20개, 갈비살 2kg, 항정살, 닭근위, 닭다리 18개 내외,
양송이, 표고, 느타리, 쭈꾸미(초고추장), 장어 2줄, 계란 10개, 옥수수 10개 (마아가린)
고구마 5개
일요일 아점 17명 - 카레(바몬드카레, 소불고기감 300g, 양파1망, 양송이)
일요일 점저 17명 - 돼지불고기(돼지불고기1.5Kg, 상추, 풋고추, 오이)
삼겹다이렉(2.5kg, 야채, 쌈장, 갈치속젓)
월요일 아침 14명 - 부대김치찌게
월요일 점심 14명 - 라면 & 비빔면
월요일 저녁 14명 - 적당히
거짓말 안보태고 제가 장보는 데만... 3시간 이상 걸렸습니다...휴~
일정계획
목요일 선발대가 출발하여 좋은 야영지를 물색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선발대의 장소 물색이 문제가 되어 선발대와는 다음날인 금요일 아침에나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 후발대는 마무리 장을 본 후 출발하기로 되었는데 여러 사람이 나눠서 장보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라 혼자서 떠맡았더니... 예정된 출발시간보다 무려 2시간 이상 늦어졌습니다.
부랴부랴 근무를 중간에 땡땡이치며 마치고 출발하려던 친구 역시 그 수많은 야영장비 차에 싣는데
시간이 걸려 저녁때나 출발하더군요.
나머지 한 친구는 토요일 낮부터 합류하기로 하였습니다.
떠나기 전부터 전쟁을 치룬 셈입니다... 다 며칠 동안 야영의 즐거움을 위함입니다...
2. 덕유산 오토캠피장에 꽈리를 틀다
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캠핑사이트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선발대가 목요일 일찍 출발해서, 이리저이 답사한 후 최적의 장소를 잡았다고 한 곳이 지리산 자연휴양림 이었는데 이곳에서는 바비큐를 할 수가 없다는 것 아닙니까? 정말 철저히 통제하더군요. 우리의 캠핑의 꽃인 바비큐가 안 된다는 것은 거의 죽음 입니다. 밤늦은 시간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선발대는 어쩔 수 없이 그곳에서 1박을 하고 최종 목적지는 검증된 덕유산 오토캠핑장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의 특징은 관리가 철저하여 텐트 사이트가 남아있는 숫자만큼 차량을 통과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입구에서 다행히 충분히 사이트가 남아 있음을 확인하고 미리 요금을 지불하는데 승용차 1차량 당 1박에 9,000원 입장료는 별도로 어른 3,200원을 내었습니다.
서둘러 좋은 자리를 잡은 우리 가족은 앞으로 여러 날 지낼 텐트 사이트를 꾸몄습니다. 한마디로 럭셔리 그자체입니다.
360도 파노라마 사진을 줄여놓으니 좀 그렇네요..ㅋㅋ
하지만 타프 두 개(하나는 스크린 탠트), 텐트 4동이 숙련된 솜씨로 순식간에 만들어지고 가져온 짐들을 내려놓으니 주방용 타프에 가득 찼습니다..휴~!
주요 설치 장비
: 웨버스모키조 2개, 콜맨투버너, 콜맨투맨틀 랜턴, 코베아가스랜턴, 로고스 화로, 코맥스 물통 2개,
각종쿨러 7개, 그물 오거나이져 2개, 12V 밧데리 2개, 각종테이블 6개, 의자들 20개, 해먹2개, 야전침대
압력밥솥
사이트가 정리되니 바로 식사준비에 들어가야지요~
비교적 준비가 간단한 닭백숙을 점심으로 먹었습니다. 콜맨트윈버너와 압력솥은 연료절약 시간절약의
압권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닭죽으로 간단히 요기(?) 한 우리는 회심의 바비큐 준비에 들어가면서 정신없는 4박5일의 우리의 야영생활은 시작되었습니다. 지금부터는 매일 거의 반복되는 야영생활을 시간대 별로 적기보다 주제별로 한번 모아 보겠습니다.
3. 바비큐~ 바비큐~ 바비큐~
이제 완전히 야영의 주목적이 되어 버린 바비큐 갈수록 새로움이 더해지는 이 요리를 위하여 우리의 웨버 스모키죠 두 개가 준비 되었습니다.
차콜 브리켓(숯불)에 불을 붙이는 방법도 지난 10년간 개선에 개선을 거듭하여 최종판에 도달했습니다.
최종판이란 바로 이 연통입니다. (시중에 파는 침니 스타터의 원리를 응용한 방법)
밑에 미군고체연료를 놓고 그 위에 조개탄과 비슷한 브리켓을 놓고 연통을 세우고 그 안에 브리켓을 채운 후 밑에서 불을 붙히는 겁니다. 연통으로 인한 기압차로 신기하게 불이 잘 붙습니다.
이제 정말로 간단히 불을 붙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간 연기를 마셔가며 참 고생 많이 했지요)
10여 년 동안 우리는 이 조그만 스모키죠라는 바비큐 장비를 불에 직접 고기를 얹는 직화구이의 용도로
사용해 왔는데 이번에 새로이 진정한 의미의 바비큐는 간접구이임을 새삼 알 게 되었습니다. 간접구이란 것에 대해 정보를 입수한 우리는 작지만 우리의 장비로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고기에 밑간(Rub)을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소금, 후추는 기본에 타임, 오레가노, 정양등등 수많은 향신료 쓰입니다. 그리고 각종 칼, 가위, 용접용 장갑, 집계 등등.. 이를 위해 공구함을 양념 및 도구 박스로 하나 장만 했습니다.
사진은 둘째날 먹은 백립(돼지갈비) 에 향신료로 밑간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다리 옆에 놓인 공구박스가 양념통입니다..헐~
간접구이방법은 웨버의 양 옆에 브리켓을 넣고 가운데는 알루미늄 도시락에 물을 넣어서 뚜껑을 덮고 오래 익히는 Slow Food의 대표격입니다. 높은 온도가 아니라 서서히 익으면서 고기의 풍부한 맛이 그대로 살아있게 됩니다. 이때 진정한 바비큐를 위해 참나무 톱밥을 물에젹셔 브리켓 위에 놓음으로서 연기에 의해 훈연되게 하는 것이 키포인트 입니다.
1시간 가량 익힙니다. 원래는 더 오래 익히도록 불을 조절해야 하는데 우리의 웨버가 작아서 그럴 수 없었습니다. 곧 본격적인 간접구이용 큰 웨버를 구입할 예정입니다.. 그나저나 옆에 참나무 톱밥과 조각 물에 불리는거 보이시죠!!
적당한 시간이 흐른 후 고기의 온도를 디지털 중심온도계로 잽니다.
소고기 65도 돼지고기 72도 닭고기 80도가 되면 다 익은 겁니다..^^
고기를 들어내고 난 모습을 보면 간접구이가 어떻게 되는 건지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고기의 안 좋은 지방은 다 밑으로 떨어지게 되는거죠.. 그래서 완성품이 나왔습니다.
한 덩어리가 삼겹살로 1kg 정도 됩니다. 이거 정말 맛있습니다.. 함양사시는 아는 형님이 준비해 주신 토종 흑돼지 까지 무려 7kg이나 구워 우리 전 가족이 그날 점심 겸 저녁으로 먹고 다음날 아침에 샌드위치로 먹어도 맛있었답니다.
최종 후발대까지 도착한 메인 바비큐날인 토요일엔 그 동안 맛있게 먹었던 수없이 많은 메뉴가 나왔는데...
그 중 백미는 위에서 본 백립(Back Rib) 이게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팔지 않는다고 합니다. 삼겹살 만들어 파느라 그렇다 네요 왜 외국계 훼밀리 레스토랑 가면 죽~ 달린 돼지갈비 바비큐 쏘스에 나오지 않습니까? 그거보다 정말 더 맛있었습니다.
향신료로 밑간을 한 후에 간접구이로 굽고 소금, 후추 간을 더해서 먹어도 좋고 바비큐 쏘스를 붓으로 발라서 한번 더 익혀서 먹어도 좋고 하여간 그 많은 백립이 기냥 없어졌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주로 직화구이로 즐긴 갈비살도 간접구이로 구웠더니 정말 맛있었고 이 역시 오래 훈연을 했더니 바로 햄이 되더군요...
아~ 햄은 이렇게 만드는 거구나~했습니다.. 아울러 닭다리 간접구이, 직화구이로 여러 가지 버섯(송이, 표고, 느타리), 백합조개구이, 쭈꾸미구이 등을 낮부터 밤까지(12시간) 계속 먹으며 첫날 가져간 그 많은 술을 거의 동 냈습니다.
그 다음날은 그 동안 우리가 쌓은 노하우... 바로 직화로 구운 고추장 삼겹살구이가 있었습니다. 석쇠 두 판을 준비해 하나는 굽고, 하나는 가지런히 겹치지 않도록 고기를 잘 배치하는 것 입니다. 직화로 굽는데 하나도 타지 않습니다. 석쇠를 이용한 테크닉은 우리가 봐도 징그럽습니다..ㅋㅋ
양념 장어구이 역시 간접구이로 구웠더니 맛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마지막 날 저녁엔 두툼한 삼겹살구이 이 역시 직화와 간접구이를 병행하여 새로운 맛을 창조 했습니다..ㅋㅋ
하여간 4박5일 동안 밤엔 계속 불만 피운 셈입니다. (평균 오후 4시면 불을 피웁니다.) 먹은 고기의 양도
엄청납니다.
바비큐가 있기에 야영생활은 더 즐겁습니다.
4. 그 밖의 먹거리
이번 야영생활 중에 바비큐가 먹거리의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그밖에도 많은 먹거리가 있었는데..
첫날 고기가 익기 전(간접구이는 인내가 필요하더군요) 애피타이져로 멍개에 소주한잔... 전 이맛에 삽니다.
사진에 보이는 소주잔이 캠핑 용 18k 금잔입니다.. 럭셔리~
야영장에서 먹는 부침은 얼마나 맛있는지...(우린 절대로 집에서 많이 먹는 건 안 해 먹지요)
일본보 요리에 정통한 멥버의 오코노미야끼(일본식 빈대떡)과 아끼소바(볶음면) 또한 작품이었지요
넓은 스크린 텐트 안에서 저녁식사를 하니 밝은 조명 아래에서도(충전지로 형광등을 켜는데 주위 사람들이 여기는 전기도 들어오네 하던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날벌레들의 괴롭힘 없이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낮엔 시원한 냉면 육수에 물냉면 한 그릇씩 먹은 것도 정말 좋았고
코스트코에서 구입한 퐁듀 전용 치즈로 만든 퐁듀요리도 꼬리 꼬리한 치즈가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것이 있다면 바로 와인 품평회였습니다.
이XX 소믈리에가 추천한 한 회사의 레드와인 3가지를 마시고 각자 어느 품종이 좋은지를 구별하는 행사였습니다.
한자리에서 멜롯, 까르보네 쇼비뇽, 쉬라즈 이 세가지 품종의 맛의 차이를 비교해 본적이 거의 없었던 터라 다들 진지한 와인 테스팅 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와이프들 얼굴색이 와인색을 닮아 가더군요..ㅋㅋ
5. 아이들의 즐거움 & 어른들의 즐거움
아이들이 어리다면 야영생활을 꼭 한번 권하고 싶습니다. 야영생활 내내 아이들은 도시에서 접하지 못했던 수없이 많은 경험을 합니다. 공부의 중압감에서 벗어나 맘껏 뛰어 놀고 자연을 배우며 여럿이 생활하는 즐거움도 알 게 되는 것이지요. 어른 들이 텐트를 치고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계곡으로 간 아이들은 정말 재미있게 물장난을 하고 놀았습니다.
때때로 날이 더워지면 어른들도 함께 놀면서 더워할 사이가 없었죠.
그리고 첨단 소재(Cool Max)의 옷은 이렇게 계곡에서 놀다가 젖은 채로 조금 지나면 그대로 마릅니다..
그리고 땀내고 운동한 후엔 샤워하면서 비누질 몇 번 해주면 세탁도 되고..하여간 우리 남자들은
4박 5일 동안 위아래 한 벌로 살았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면으로 된 옷은 더위에 땀을 좀 흘린 후엔
금방 냄새가 나고 못 입을 상황이 되고.. 젓은 옷을 말려도 빨래를 해도 냄새가 나서 많은 옷을 준비해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놀이에 지친 아이들은 지천에 널리 잠자리 잡기에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좀 시간이 지나니 잡는데
만족 하는 게 아니라 잠자리 종류를 분류하고 특징을 구별하게 되고 그래서 희귀한 잠자리만 좆아
다니더군요..(산 교육 입니다)ㅋㅋ
이번엔 보너스로 3차례나 매미의 우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저도 실제로 보니 신기하던걸요~
완전히 빠져 나와 날개가 마를 때 까지 오랫동안 아이들은 관찰을 했습니다.
낮 동안 무주구천동 계곡 옆 등산로를 따라 올라 백련사 구경을 하러 가는 동안 주변에 보이는 나무와 자연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 주고 받는 건 당연한 건가요? ㅋㅋ
해먹에서 잠시 쉬는 모습도, 야전침대에서 쉬는 모습도, 독서하는 모습들도 모두 보기 좋았습니다.
아이들 놀이의 백미는 불장난이죠... 밤에 모닥불 피우기를 마음껏 하는 모습 (물론 어른들의 안전지도를 받으며) 승현이는 누가 봐도 화부의 딸입니다.
중간에 승현이의 생일이 있어서 케익을 사가지고와서 생일 파티까지 해주었습니다. 야영장에서 제대로 된 생일 파티를 한 것도 처음 이죠, 선물도 준비되고 리코더와 기타의 반주로 생일 축하 음악까지 연주하고...ㅋㅋ
폭죽도 아주 쪼금 터뜨리고 ~~
또 하나의 이벤트, 이번에 큰 애들만 모아 텐트와 기본적인 장비(2인용텐트...)를 주고 독립적인 캠핑을
시켜 주었습니다. 정말 즐거워하더군요.. 항상 부모들하고만 자다가 저희들만의 집이라고..
야영에서 어른들이야 편하게 쉬는 게 제일 좋지요! 6,900자리 해먹 멋지지요.
다리에 잠자리가 앉아도 기냥~ 앉으면 자는 XXX 그동안 많이 피곤했던 모양입니다.
우리들은 뭐 한가한 낮 시간에 잠잘 틈도 없이 편도 약 6킬로미터되는 백련사까지 올라갔습니다.
저는 첫날 산악 마라톤 한답시고 운동화도 준비하여 뛰어올라갔다가 뛰어서 내려왔습니다. 요즘 뛰는거에 미쳐서...^^
올라갈 때 약 1시간 내려올 때 약 30분... 그렇게 뛰고 다음날 또 뛰어서 올라가다가 한 1.5키로 남은 지점에서 퍼졌습니다..
평지를 달리는 것이 아니라 심장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ㅋㅋ
바위위에서 기냥 누워있었는데... 한 10분 후 추워서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우리 와이프는 연 3일을 왕복 3시간 걸리는 길을 다녀왔습니다.
이유인 즉 슨 그래야 맛있는 거 마음 놓고 먹지~!! 하여간 대단한 체력이 되었습니다.
월요일엔 좀 더 윗 계곡으로 올라가서 그늘에서 쉬었는데.. XX이가 사고를 칩니다... 어디서 긴 통나무를 하나 주워서 캠프화이어 용이라고 어깨에 들쳐 매고 내려가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이들과 다른 사람들은 부지런히 땔깜 나무를 좀 주워서 한 봉지 만들긴 했지만...
이거 관리사무소에서 뭐라고 하는거 아닐까? 원칙적으로 안 되는 일을 우리의 전진하는 청춘가자 XX이는 당당하게 어깨에 메고 내려왔습니다. 다른 비닐 봉투에도 장작을 주워넣었던 지라 XX이 뒤에서 관리사무소에서 잘 안 보이는 각도로 우리 셋은 걸었는데..
앞서가던 XX이 아니나 다를까... 관리소에 직원이 두 명이나 뛰어나와 XX이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다음은 XX가 들려준 그 때의 대화내용입니다.
직원 : " 아저씨 그게 뭡니까?"
XX : " 이거요? 나무 가지 인데요"
직원 : " 그런 거 가져가시면 안 됩니다."
XX : " 그럼 여기 두고 갈까요?"
직원 : " 여긴 안 되구 가시다가 적당한 곳에 놓고 가세요"
XX : " 예 알겠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우리는 무사히 통과했고.. 잔뜩 궁금해 하고 있는 우리에게 앞서가던 XX이는 V자를 손으로 나타내는게 아닌가...
XX이의 무대뽀정신 때문에 마지막 날의 우리 캠핑 사이트는 새벽까지 모닥불을 피울 수 있었습니다.
톱까지 가져온 XX이는 가운데를 자른 후 이대근 말투로 "마님~"을 연거푸 외쳐 와이프들을 자지러지게 했습니다.
그밖에도 아이들과 베드민턴도 치고, 밤새 어항을 놓고 물고기도 잡아서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또 살려주었습니다.. 아 아깝다 메기 매운탕~
6. 덕유산의 밤은 깊어
야영장의 밤은 다른 사람들에겐 반갑지 않지만 우리가 누굽니까.. 올빼미 족 아닙니까? 그곳의 밤하늘은 은하수가 밝게 보이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한가로이 쉬다가 먹다가 운동하다가 밤늦도록 불 피워 바비큐 먹고...
남들 다 할 일 없어서 자야 할 시간에 우리는 그제서야 노는게 시작이니... 헐~
첫날엔 헤드 렌턴 쓰고 악보 보아가며 연주회를 했었습니다..
둘째날 XX이가 오더니 낮 동안 리코더를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감미로운 음악으로만.. 빼짱이죠 한마디로...
밤이되어 난생처음 리코더와 2중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나뒹구는 소주병과 함께 관중들의 표정으로 봐서...그런데로 괜찮았던 모양입니다...
모닥불에 옥수수도 굽고 고구마도 굽고
밤늦도록 모닥불 주위에서 즐겁게 놀았습니다.
7..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시간 내년에 또 만나요
야영생활 내내 새벽 3시반경 취침 7시반 기상이었습니다.....^^
캠핑 중에 맥주도 떨어지고 쌀도 떨어지고 해서 보급부대가 한번 밖으로 다녀왔는데 와이프들만 꽃단장하고 무주리조트에서 분위기 잡았습니다...
혹시 작업 들어올까 해서...ㅎㅎㅎㅎㅎㅎㅎ
햇빛 좋을 때 와이프들과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었습니다.
역시 슬라이드 필름 카메라만 고집하는 사진작가의 솜씨는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디카 와는 다른 느낌이지요.
이런저런 에피소드와 함께 럭셔리 홈리스들의 총 5박6일간의 야영생활은 너무나도 빨리 지나갔습니다.
화요일 아침 분주하게 사이트를 정리하고 모두 모여 기념사진을 한 장 찍었습니다.
오는 길에 무주 읍내에 들렀고.. 거기서 맛있는 점심도 먹고 부지런히 서울에 올라오니 저녁시간 전이었습니다. 고속도로는 하나도 막히지 않고 5박6일의 홈리스 기간이 꿈만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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